천지 편 ２부

묵자가 말했다: 이제 천하의 군자로서 인과 의를 행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의가 나오는 곳을 살피지 않으면 안된다 의가 나오는 곳을 살펴야 한다면 의는 어디로부터 나오는 것인가？ 묵자가 말하였다: 의는 어리석고 천한 자에게서 나오지 않고 반드시 귀하고 지혜로운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다 어떻게 의가 어리석고 천한 자에게서 나오지 않고 반드시 귀하고 지혜로운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을 아는가？ 의라는 것은 좋은 정치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의라는 것은 좋은 정치가 된다는 것을 아는가？ 그것은 천하에 의가 있으면 다스려지고 의가 없으면 어지러워지는 것으로써 의가 좋은 정치가 된다는 걸 알게 된다 어리석고 천한 사람은 못 다스리고 귀하고 지혜로운 자만 다스릴 수가 있다 이것이 내가 의는 어리석고 천한 자에게서 나오지 않고 귀하고 지혜로운 자에게서 나오는 것을 아는 까닭이다 그러면 누가 귀하고 누가 지혜로운가？ 오직 하늘이 귀하고 하늘이 지혜롭다 그런즉 의는 하늘로부터 나온다

지금 천하의 사람들이 말한다: 『마땅히 천자가 제후보다 귀하고 제후가 대부보다 귀하다는 것은 명확히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하늘이 천자보다 귀하고 지혜롭다는 것은 알지 못한다』 묵자가 말하였다: 내가 하늘이 천자보다 귀하고 지혜롭다는 것을 아는 데에는 까닭이 있다: 그것은 천자가 선을 행하면 하늘이 상을 주고 천자가 악한 짓을 하면 하늘이 벌을 준다 천자에게 질병이나 재앙 또는 불행한 일이 생기면 반드시 목욕재계하고 깨끗하게 술과 단술과 제사밥을 담아 하늘과 귀신에게 제사를 지낸다 그러면 하늘은 그걸 제거한다 그러나 나는 아직 하늘이 천자에게 복을 빌었다는 것은 알지 못한다 내가 하늘이 천자보다 귀하고 지혜로운 것을 아는 까닭은 이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또 선왕의 책 속에는 하늘의 밝고 쉽지 아니한 도로 훈계하고 알리기를 명철한 유천이 이 세상에 군림한다고 하였으니 이 말은 하늘이 천자보다 귀하고 지혜롭다는 말이다 하늘 이외에 귀하고 지혜로운 것이 있는가？ 가로되 하늘이 귀하고 지혜로울 따름이다 의로움은 과연 하늘로부터 오는것이다

묵자가 말하였다: 지금 천하의 군자가 진실로 도를 따르고 백성을 이롭게 하고자 한다면 인과 의의 근본을 똑바로 살펴 하늘의 뜻을 삼가 살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미 하늘의 뜻을 살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라면 하늘은 장차 무엇을 하고자 하고 무엇을 미워하는가？ 묵자가 말하였다: 하늘의 뜻은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침공하고 큰 집안이 작은 집안을 어지럽히고 강한 자가 약한 자에 횡포하고 영악한 자가 무지한 자를 속이고 귀한 것이 천한 것에 오만한 것을 하늘은 하고자 하지 않는다 다른 한편으로는 사람에게 힘이 있으면 서로 협력하고 도가 있으면 서로 가르치고 재물이 있으면 서로 나누어 갖고자 한다 또 위에서는 강력한 정치를 시행하고 아래에서는 열심히 일에 종사하게 하는 것이다 위에서 열심히 정치를 하면 국가는 다스려지며 아래에서 열심히 일에 종사하면 재물의 쓰임이 넉넉해진다

국가가 다스려지고 재물이 넉넉하면 안으로는 깨끗하게 술과 단술과 제사밥을 담아서 하늘과 귀신에게 제사를 지내고 밖으로는 옥과 구슬을 만들어 사방으로 돌려 제후들의 원망을 없애고 변방의 병난도 없앨 수 있는 것이다 안으로 굶주린 자를 먹이고 피로한 자를 쉬게 하면 임금과 신하 위와 아래가 은혜롭고 충성할 것이고 아버지와 아들과 형과 아우가 사랑하고 효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늘의 뜻을 따라 받들고 천하에 널리 베풀면 형정이 다스려지고 모든 백성이 화목해지고 국가가 부유해지고 재물의 쓰임이 넉넉해지고 온 백성이 따뜻한 옷에 배불리 먹고 편안하며 근심이 없어진다 묵자가 말했다 세상의 양반이 이 길을 따라 사람들을 이롭게 한다면 그들은 하늘의 뜻이 관대함과 정의의 기원이란 원칙을 신중히 고찰해야 한다

세상에 대한 하늘의 통치는 영주들이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과 다르니라 나라를 다스림에 영주들은 관리들과 백성들이 서로 손해를 위해 일하길 원하는 것인가？ 대국이 소국을 침략하고 큰 집이 작은 집을 괴롭힐 때 이런 일을 하며 보상과 칭찬을 구하면 얻지 못할 것이니라 그와 반대로 벌에 처할 것이니라 하지만 세상에 대한 하늘의 통치는 이것과 다르니라 대국이 소국을 침략하고 큰 집이 작은 집을 괴롭힐 때 이런 일을 하면서 (하늘로부터) 보상과 칭찬을 구하면 그걸 얻지 못할 것이다 그와 반대로 벌에 처할 것이니라

하늘이 바라는 일을 행하지 않고 하늘이 싫어하는 일을 행한다면 하늘은 또한 사람이 바라는 것 대신 싫은 것을 내린다 사람이 싫어하는 일은 질병과 재난이다 그러므로 하늘이 원하는 일을 하지 않고 싫어하는 일을 하면 세상의 백성들을 불행으로 이끄는 거다 그러므로 고대 현명한 왕들은 세상을 이롭게 하기 위하여 하늘과 영들이 축복하는 일을 배우고 저주하는 일을 피하여 불행을 피했다 그리하여 하늘이 더위와 추위를 만들고 사계절을 조화롭게 하며 음양과 비와 이슬을 적시에 내렸다 오곡이 무르익고 질병과 역병 기근이 발생하지 않았도다 묵자가 말했다 세상 양반이 실제 도를 따라 사람들을 이롭게 하지 않으면 그들은 하늘의 뜻이 관대함과 정의의 기원이란 원칙을 염두에 두어야만 한다

세상에서 자비심이 부족한 사람들은 불행한 사람이니라 아들이 그의 아버지를 공양 않고 젊은이가 노인을 공양하지 않거나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위하지 않는다면 세상 모든 양반을 불행한 자들로 부를 것이니라 하늘은 전 세계를 보편적으로 사랑한다 모든 것이 사람의 혜택을 위해 준비된다 한 올의 머리카락도 하늘의 뜻이다 사람이 즐기는 혜택이 본질적으로 그러하다 하지만 어떤 봉사도 돌아오지 않는다 그들은 심지어 이것이 관대하지 않고 불행하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내가 세상 양반들이 사소한 것만 알고 중요한 걸 알지 못한다고 한 이유이다

또한 하늘이 사람을 이유가 없지 않게 사랑함을 안다 하늘은 태양과 달과 별을 부리며 그들을 깨닫고 안내한다 하늘이 그들을 조절하기 위해 사계절인 춘하추동을 만들었다 하늘은 오곡이 무르익고 아마가 자라서 사람들이 사용하고 즐기게끔 눈와 서리와 비와 이슬을 내리신다 하늘은 언덕과 강 계곡과 협곡을 만들고 사람들의 선함에 기여하고 악을 가져가고자 많은 걸 준비하셨다 그는 공작들과 영주들에게 덕에 대한 상을 내리고 사악한 자를 벌하며 금속과 목재를 새들과 짐승을 모으고 사람들에게 식량과 옷을 제공하고자 오곡과 아마를 경작하길 명하셨도다 이것이 고대에서 지금까지 전해진다

그의 아들을 깊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 그의 혜택을 위해 일하는 데만 에너지를 사용했으나 아들이 자라 아버지께 어떤 사랑도 갚지 않는다고 가정해 보라 세상의 양반들이 그를 고결하지 않고 비참한 자로 부를 것이로다 천국은 전 세상을 보편적으로 사랑하신다 모든 것이 사람의 선량함으로 준비된다 천국의 일은 사람이 즐기는 가장 사소한 것에도 있다 이런 혜택들은 실제 본질적으로 말해지고 어떤 봉사도 돌아오지 않는다 그들은 이것이 관대하지 않다는 것도 알지 못한다 그래서 내가 세상 양반들이 사소한 것만 이해하고 중요한 걸 깨닫지 못한다고 말한 이유다 천국이 사람을 깊이 사랑하는 걸 알기에 내 이유를 규명하지 못한다 무고한 개인을 죽인 살인자는 불행을 얻게된다고 한다 무고한 자는 누군가？ 사람이다 누구로부터 재앙이 내리는가？ 천국으로부터이다 천국이 사람을 깊이 사랑하지 않는다면 무고한 자를 죽인 사람에게 재앙을 왜 내리겠는가？ 그러니 천국이 사람을 깊이 사랑함을 안다